"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혼자 사는 노인 등 소외된 이웃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겠습니다."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물류회사인 ㈜대경로직스 이도상(58) 대표는 사비를 털어 최근 다문화복지재단을 출범시켰다. 이 대표는 이
재단법인의 이사장과 봉사회장이라는 직함을 겸하고 있다.
이 재단 출범에 앞서 그는 지난 2004년부터 10년 동안 '따뜻한 마음
사회복지재단'의 부산봉사회를 맡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봉사활동 팔 걷은 지 20년 육박
회사 수익금·월급 대부분 들여
독거노인· 장애인 지원 집중
"더 많은 시민들 참여해 주세요""그동안 전국 조직의 일부인 부산지역 봉사회를 운영해보니 몇가지 안타
까운 점이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모금된 후원금을 중앙회에 보내 다시 예산을 배정받는 방식이다보니
경제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그런 제약을 받지 않고 마음껏, 주도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각오로 독자적인 복지재단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중앙동역 2번 출구 인근에 둥지를 튼 다문화복지재단은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후원 회원은 380여 명. 이 재단의 회원들은 다른 복지단체들이 꺼리는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우선 혼자 사는 노인과 장애인 등 60여 명의 빨래를 정기적으로
수거해 재단에 마련된 대형
세탁기 2대로 세탁한 뒤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대대적인 청소와 주거 환경 정비가 필요한 가정에 대한 봉사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증장애인 등을 2주에 한 번씩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 목욕을 시키는 활동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분들은 빨래를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불 빨래같은 경우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단칸방을 쓰레기장처럼 만들어 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방바닥에 애완견 배설물이 나뒹굴고,
벌레가 기어다니는 참혹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비록 큰 돈을 들여 돕지는 못하지만 이처럼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달려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대표는 또 중구와 영도구, 남구 등의 산동네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들을 위한 반찬 배달 봉사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그는 회사를 운영해서 버는 수익금이나 자신이 받는 월급 등의 대부분을 재단 운영과 봉사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국가로부터 기초수급비를 받는 경우는 그나마 괜찮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비도 받지 못하는데다 자식들도 도움을 전혀 주지 않는 차상위계층 노인들 가운데는 정말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반찬이 없어 소금을 찍어 밥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너무 잘 알다보니 시간만 나면 반찬을 만들어 그분들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 대표는 지난 1994년
교통사고로
머리 등에 중상을 입고 병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때
병원에서 환자들을 보살피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자신도 완치되면 봉사활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고. 이후 그는 목발을 짚고 지난 1996년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 자원봉사자 등록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비어있는 부산지역의 폐가들을 리모델링해 노인과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주거 시설로 탈바꿈시키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소외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